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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다발을 두 팔로 가득 안은 박기윤은 인적 없는 회랑을 걸어가고 있었다. 21세기 대한민국의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던 그가 이세계로 떨어져 노예가 된지 2년이 지났다. 발소리를 내지 않고 기척 없이 걷는 습관이 몸에 베인지 오래였다. 없는 듯 움직이는 것이 노예의 철칙이다. 종종 걸음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기윤은 바람결에 실려 온 꽃향기에 저도 모르게 제 자리에 멈춰서고 말았다. 기윤이 걷고 있던 회랑 안쪽, 외궁의 정원에 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계절은 봄. 일년 내내 여름이나 마찬가지인 사막의 나라지만 과실을 맺는 꽃이 피는 것은 지금 뿐이었다. 황금색 햇살아래 흰색의 꽃과 초록색의 나뭇잎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절묘하게 자아내고 있었다. 눈부시게 반짝이는 풍경이었다. 비도 거의 내리지 않는 파란 하늘을 배경. 사막의 건조한 열풍. 길게 늘어선 기둥. 화려한 모자이크 유리와 타일장식. 아치형 천정, 아랍의 어느 나라 궁전을 연상시키는 거대한 건물이었다. 제국에서도 차기 황제로 유력하다는 벨라 이그라임 황자의 궁이었다. 정식 명칭은 쉴마의 궁전. 크고 화려한 건물들은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복도로 연결이 되어 있다. 원래는 작은 상단의 말단 회계로 일하고 있었던 기윤은 주인이 큰 빚을 지게 되면서 큰 상단에 팔리게 되었다. 그곳에서도 인정받고 있다가 그 집의 셋째 도련님이자 기윤의 주인이 된 람찻이 이그라임 황자궁의 내재부(內財府)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같이 따라오게 되었다. 하는 일은 후궁의 재정을 담당하는 내재부의 출납 기록을 하는 것이었다. 원래는 람찻이 해야 할 일이었지만 귀찮은 일이라며 기윤에게 떠맡겼다. 뛰어난 실력 때문에 주위의 다른 사람들도 일을 시키고 있는 실정이라 기윤은 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이그라임 황자궁의 노예가 아니라 람찻의 개인 노예였기 때문에 궁에 거주하지 않고 주인님을 따라 출퇴근을 했었다. 처음에는 복잡한 복도 때문에 길을 잃고 헤매기도 했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은 완전히 익숙해졌다. 황자궁 안에서의 시스템은 물론이요 돌아가는 세력 판도도 귀동냥으로 들은 것으로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기윤은 자신의 머릿속에 들어 있는 황자궁의 세력 구도를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샬밤 제국의 9황자 벨라 아그라임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황위 계승자였고 그 중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해지고 있었다. 그런 그와 연을 닿기 위해 여기저기서 여자들을 보내왔고 후궁에는 첩들로 넘쳐났다. 황자의 침실에 자신이 후원하는 여인을 밀어 넣기 위해 가신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다툼이 생기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기도 했다. 23살인 이그라임 황자는 아직 아들이 없었다. 사내아이를 낳아야만 정실로 인정받을 수 있기에 후궁 내 여인들 사이에서도 신경전이 대단했다. 오늘밤엔 어느 댁의 아가씨가 뽑힐지 시종과 노예들 사이에서 가평시퀵 가평시퀵서비스 가평시 퀵 가평시 퀵 서비스 가평시 퀵서비스 가평시1톤용달 가평시1톤용달비 가평시다마스용달 가평시다마스퀵 가평시다마스퀵서비스 가평시다마스퀵서비스가격 가평시다마스퀵요금 가평시라보용달 가평시라보퀵 가평시라보퀵비용 가평시라보퀵서비스 가평시라보퀵서비스운임 가평시소형용달 가평시소형이사 가평시소형트럭 가평시오토바이퀵 가평시오토바이퀵서비스 가평시오토바이퀵요금 가평시퀵가격 가평시퀵비 가평시퀵비용 가평시퀵서비스가격 가평시퀵서비스비용 가평시퀵서비스요금 가평시퀵서비스운임 가평시퀵요금 가평시화물퀵 내기가 되었고 알력 다툼으로 A신하와 B신하의 사이가 나쁘다는 것이 아랫것들 입 끝에 오르내렸다. 최근 들어 경쟁이 심해지면서 기윤이 내재부에서 일을 한 4개월 동안 총 아홉 명의 첩들이 후궁에 들어왔다. 첩의 수가 남자의 권세와 재력을 상징하는 곳이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후궁에서 필요한 물품을 조달하며 지출을 관리하는 내재부에서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얼마나 화려한 보석을 목에 거는지, 얼마나 섬세한 비단 옷을 걸치는지는 그녀의 뒷배에 서 있는 자가 얼마나 재력가인가에 따라 달라진다. 귀족가의 아가씨라면 그녀의 아비가, 고귀한 혈통은 아니지만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가 재산인 아가씨라면 후원자가 황자의 눈에 들 수 있도록 치장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후궁 자체에서 소비되는 물품도 만만치 않았다. 최상류 계급의 여인들이었다. 그녀들을 위한 향유와 카펫, 술과 음식, 그리고 시중을 들어주는 시녀들까지. 후궁에 여인이 한 명씩 늘어날 때마다 늘어나는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