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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잠깐 갔다 올까..." "자..." "오늘 떨어지면 재수생인가? 형?" 동생의 질문을 어머니가 막아섰다. "얘...기범아!" "나쁜놈.. 이번에 떨어지면 인간이길 포기할거다.." "맞아! 그 대학이면 괜찮을 거야..그런데는 국민학생이라도 붙을걸?" "으으...다녀오겠습니다." 종범은 더이상 동생과 의미없는 말을 주고받아 봤자 아무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고는 대학 합격자 발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결국 가지대학인가?" "무슨 소리야? 재수생 보다는 낫잖아!!" "음...그렇긴 하지만..." 윤정의 말에 종범은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가지대학... 3류중에...... 3류라고 알려진 가지대학... 정말 마지막수단이었는데..여기까지 오게 되다니..종범은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새 합격자 발표장에 몰려든 아이들의 틈바구니에서 윤정과 종범은 밝은 얼굴로 1313이라는 번호를 찾았다. "......음..." 서서히 내려가던 번호에는 1313번이 보이지 않았다.둘은 다시 위에서 부터 차근 차근 살펴보았다. ".....헤?" ".....아니?" 둘의 표정은 어이없이 일그러졌다... "재...재수생인가?" 나무 의자에 아무말없이 앉아있던 종범이는 쑥스럽게 웃으며 윤정을 바라 보았다.하지만 윤정은 아주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종범을 바라보고 있었 다. "에...?" "........" 윤정은 아무말 없이 종범을 쳐다보다가 갑자기 밝은얼굴로 벌떡 일어섰다. "어머.. 그래! 나.. 친구와 약속이 있었어!.. 나 갈께... 미안 종범..... 안녕~~~~" "어...? 이봐?" 그러나 윤정은 종범의 부름에도 아랑곳 없이 인파속으로 사라져버렸다. "아.....안녕...?" 종범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멍하니 서서는 윤정이 한말을 되씹어보았다.. 가지대학마저 떨어지고 집으로 돌아온 종범은 망설여지는 손을 내밀어 현 관 문을 열기위해 문고리를 잡아당겼다.그러다가 문득 무언가가 생겼는지 문을 열지않고 손을 내렸다. `아이고...뭐라고 말하지... 역시 "떨어졌어"라고 말할 수 밖에...' 종범은 안절부절 못하며 이런생각을 했다.바로 그때.. "쾅!!" 문이 열리며 동생의 장난스런 얼굴이 비춰왔다. "어떻게 됐어? 엉? " "음...저...대충....." "호...... 엄마~ 형 돌아왔어요!! 붙었대!!!" 동생의 말에 종범은 깜짝 놀라 무어라 말하려 했다.그러나 그러기도 전에 어머니의 밝은 표정이 비춰왔다. "그럼..당연하지....축하한다 종범아!" "어....? 아니......" 종범은 그게 아니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송파구 이미 엄마는 동생 기범에게 손을 내밀며 다른말을 하고있었다. "자....엄마가 이겼으니 3천원..." "쳇..." `내기...까지...' 밤이 깊어가는 사이 종범의 집에서는 축하 파티가 열렸다.아버지는 기쁜 표정으로 음식을 먹으며 말하셨다. "야... 축하한다 축하해.." "기쁜일이예요.." "맞아..맞아..." 가족이 모두 죽이맞아서 떠들고 있는동안 종범은 아무말 없이 식탁위에 놓 인 음식만을 오물오물 씹어 먹고만 있었다. "이걸로 종범이도 4월 부터는 대학생이네..." 어머니의 말에 동생은 약올리듯 한마디 붙혔다. "대학생이라도 가지 대학인걸...뭐..." "웬걸, 어디라도 붙었으니까! 안그러냐 종범아?!" "예...에?" "재수하는것보다 낫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