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팔로스의 새테
스팀팔로스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숲에는 여러 가지의 무서운 새들이 서
식하고 있었는데, 그 새들은 견고한 부리와 발톱을 가지고 있어서 가축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위험한 존재가 되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헤라클레스에
게 그 새들을 몰살시키라는 임무를 내렸다. 아침 일찍 호수가에 도착한 헤
라클레스는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들을 향해 화살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뛰어난 사수였던 헤라클레스의 화살은 매번 적중했다. 하지만 새들의 수가
워낙 많아서 헤라클레스가 죽이는 속도보다 더 빨리 번식해갔다. 해질 무
렵이 되자 화살통은 비어버렸는데 새의 수는 아침보다 더 많아졌다. 너무
도 화가 난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청동 검으로 청동 방패를 힘껏 내려치며
화풀이를 했다. 그러자 금속성의 충격이 천둥 소리처럼 울려퍼졌고, 놀란
새들은 흥분과 동요로 빙빙 돌며 날기 시작했다. 이것을 본 헤라클레스에
게 좋은 꾀가 떠올랐다. 새들이 안심하고 다시 나무 위에 앉으려는 순간
검으로 또 한 번 방패를 두드려대어 새들을 다시금 놀라게 한 것이다 이처
럼 자기의 무기를 한 짝의 심벌즈처럼 이용하여 새들을 밤새도록 날게 했
다. 새벽이 되자 계속된 비상으로 녹초가 된 새들은 한 마리씩 차례로 스
팀팔로스의 호수에 빠져 익사했다.
크레타의 황소
에우리스테우스가 헤라클레스에게 부과한 네번째 일은 크레타의 황소를
찾아 산 채로 잡아오는 것이었다. 이 황소에 대해서는 이미 말 한 적이 있
는데, 크레타의 왕비 파시파에가 사랑에 빠졌던 용현동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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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황소다. 그리고 그
둘 사이에서 나온 괴물 같은 아이가 미노타우로스였다. 미노타우로스는 얼
마 전에 테세우스의 손에 죽음을 당했다. 하지만 미노타우로스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크레타의 황소는 아직 살아 있었다. 황소를 죽이는 것이라면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산채로 잡아오는 일은 또 다른 문제였다. 철퇴와 활
을 두르고, 사자 가죽을 뒤집어쓴 헤라클레스는 황소가 풀을 뜯고 있던 넓
은 울타리 안으로 침입했다. 머리를 들어 침입자를 알아본 황소는 성을 내
며 편자 발굽으로 땅을 긁어댔고 콧김을 뿜어대며 숨을 몰아 쉬었다. 헤라
클레스는 이처럼 위협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도 미동도 않고 있는 황소를 향
해 한 발짝 두 발짝 다가섰다. 헤라클레스가 겨우 열 걸음 정도의 거리를
두고 다가섰을 때 맹수는 갑자기 공격을 시작했다. 좀더 민첩하게 움직이
기 위해 헤라클레스는 거동을 불편하게 하던 사자 가죽을 벗어버리기로 했
다. 그래서 아주 빠른 동작으로 어깨 위의 가죽을 벗어 멀찌감치 던져버리
려고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황소가 묵직한 자신의 몸을 옮겨 간 곳은 헤
라클레스 쪽이 아니라 사자 가죽 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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