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셋이 모두 땅으로 내려가서 무작위로 선택한 지역으로 갑시다. 그
리고는 거기서 맨 처음 만나게 될 남자를 심판관으로 정해, 우리 들 중 누
가 가장 아름다운가를 결정하라고 합시다."
헤라와 아프로디테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고 식탁 위에 그리스의 지도를 펼
쳐놓았다. 눈을 감은 제우스가 아무렇게나 핀으로 지적한 곳은 이데산 이
었다. 세 여신이 저마다 아름답게 치장을 하는 사이, 제우스의 심부름꾼인
헤르메스는 그녀들보다 먼저 땅으로 내려가 경연 대회를 준비했다 헤르메
스가 맨 처음 만난 남자는 다름 아닌 파리스였다. 그는 피리를 불며 평화
롭게 양떼들을 지키고 있었다. 헤르메스는 세 경쟁자의 신분이 파리스에게
노출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일의 전말을 설명했다.
"3명의 여자가 네 앞에 나타날 것이다. 그녀들을 잘 살펴본 후에 네 가
보기에 가장 아름답다고 판단되는 여자에게 이 황금 사과를 주어라. 일의
대가로 네게 황금 10냥을 주마."
횡재를 만났다고 생각한 파리스는 헤르메스의 제안을 기꺼이 수락했다. 맨
처음 그 앞에 나타난 여신은 아테나였다. 그녀는 횐옷을 정갈하게 입고 화
려한 투구를 쓰고 있었다
"황금 사과를 내게 주면 이 마술 투구를 귤현동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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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주마. 이것은 평생 동안
네게 권력과 영광을 가져다 줄 것이다."
이 같은 제안에 감동한데다, 아테나의 아름다운 용모와 지적인 눈매에 사
로잡힌 파리스는 벌써 사과를 그녀에게 내주려고 했다. 그때 네 마리의 공
작이 이끄는 마차를 탄 헤라가 나타났다. 그녀는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목
이며 손목에 보석을 휘감고 있었다. 그녀의 손에는 은실로 잔 돈주머니가
들려 있었다. 헤라는 마차에서 내려 파리스 앞으로 몇 걸음 다가왔는데, 치
켜 든 머리와 자신감 있는 태도는 마치 의상 발표회에 나온 모델 같았다.
"황금 사과를 내게 주면 이 마술 지갑을 선물로 주마. 이 주머니는 쓰는
대로 황금 동전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평생을 부자로 살 수 있지." 영예와
부, 아테나와 헤라 사이에서 파리스는 머뭇거렸다. 사과를 두 쪽으로 나누
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때 평소와 다름없는 습관대로 아프로디테가 뒤늦게
도착했다. 그녀가 늦게서야 나타난 것은 몸치장 때문이 아니었다.
그녀는 태어나던 날과 마찬가지로 알몸 그대로였고 몸에 걸친 것이라곤 마
술 혁대가 전부였다. 하지만 차가운 얼굴과 거만한 표정의 다른 두 여신과
는 대조적으로 아프로디테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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