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트로이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둔 후 집으로 돌아가고 있던 그리
스 군사들이오. 당신의 귀족적인 용모와 장엄한 풍채를 보아하니 관대한
마음씨 또한 짐작이 가는군요, 그렇기에 저는 신들의 가장 신성하고도 중
요한 규칙인 너그러운 환대를 당신이 보여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바입
니다."
"신들의 규칙에 대해서는 당신 못지않게, 아니 당신보다 더 잘 알고 있
소. 왜냐하면 난 1년 중 11개월을 그 규칙에 복종하며 살고 있거든, 하지만
휴가 동안만큼은 신들이나 그들의 규칙 따위는 조금도 개의치 않고 살고
있소. 게다가 내게 가장 으뜸가는 신성이란 바로 내 뱃속이요. 그래서 당신
들의 방문이 몹시 즐겁소. 왜냐면 오늘 저녁에 먹을 고기가 없었거든."
그러더니 더 이상의 다른 설명도 없이 오디세우스의 부하 2명의 다리를 잡
아 머리를 동굴 벽에 부딪쳐 부숴 버리고는 힘센 턱 사이로 뼈를 잘근잘근
씹어가며 게걸스럽게 삼켜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 우유 몇 잔을 마
셔 방금 먹은 저녁 식사가 내려가게 하고는 몸을 눕혀 곧 잠에 빠졌다.
밤새도록 오디세우스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처음에는 키클롭스
가 잠든 틈을 이용해 그의 가슴에 비수를 꽃을 생각을 했다. 하지만 폴리
페모스가 일단 죽어버리고 나면, 그들의 힘만으로는 입구를 막고 있는 돌
을 치워낼 수 없으리라는 생각을 해냈다. 날은 밝았고 그는 아무런 해결책
도 찾아내지 못했다. 폴리페모스는 잠에서 깨어나 하품을 하더니 양들의
젖을 짜고 어린 양들에게 젖을 먹이고 치즈를 만들었다. 그리고 나자 허기
가 찾아왔고 다시금 오디세우스의 부하 2명을 아침식사로 먹어치웠다.
"배는 어디 두었냐?"
그는 오디세우스에게 물었다. 해변에 남아 있는 동료들을 공격하지나 않을
까 걱정한 오디세우스는 배는 난파되었으며, 용두동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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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일행들은 여기까지 헤
엄쳐서 왔노라고 답했다. 폴리페모스는 양떼들과 함께 밖으로 나섰고 입구
의 돌로 조심스럽게 문을 다시 막아버리는 걸 잊지 않았다. 8명의 오디세
우스의 부하들은 운명을 한탄하고 울부짖으며 신들에게 기도하며 온종일을
보냈다. 오디세우스는 그러한 그들을 꾸짖었다.
"신들에게 간구하기 전에 뭔가 행동을 해야지 신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
는 법이야."
오디세우스는 생각에 잠겼다. 해질 무렵이 되자 그는 한 가지 계획이 섰으
니 폴리페모스가 두고 간 철퇴를 날카롭게 갈아달라고 부하들에게 부탁했
다. 그는 말뚝처럼 뽀죽해진 철퇴를 동굴의 짚더미 속에 숨겼다. 밤이 되자
폴리페모스가 양떼들과 돌아왔다. 전날처럼 간단한 몸단장을 하고 나서 몹
시 좋은 기분으로 식탁에 앉아 겁에 질려 바라보고 있는 동료들 앞에서 다
시 2명의 군인을 씹어 삼켰다. 그리고 우유를 마시려는 순간 오디세우스가
앞으로 나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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