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말을 이어갔다.
<저이는 늘 저와 함께 지냈죠. 저는 저이 앞에서 춤도 추고 노래도 불렀지요. 갖은
방법으로 유혹하였지만 저이는 산처럼 꼼짝도 않았어요. 저이의 마음에 티끌 한 점
끼는 것을 못 봤고, 저이의 눈에 욕망의 먼지 한 점 어리는 것 못 봤어요. 전 저이를
개종시키려 애썼어요. 그러나 도리어 저이가 저를 개종시켰지요. 한 마디 말도 안
했지만요. 저이가 절 여기로 데려온 게 아니랍니다. 제 스스로 온 거죠. 전 처음으로
사람의 존엄함이 뭔지를 알았습니다. 그걸 배우고 싶습니다>
그는 언제나 저의 길을 간다... 그러므로 이리저리 허둥대지 않는다. 그는 단지
자기 자신일 뿐이며, 자기 자신 속에 깊이 뿌리박아 한가운데에 있다. 그러므로
흩트림이 없이 어디서나 살 수 있다.
굳이 환경을 바꿀 게 없고, 몸가짐을 바꿀 게 없다. 외적 상황은 내적 상황을
따르는 것. 그러므로 외적 상황을 바꾼들 아무 소용 없는 것. 그건 스스로를 조롱하는
것. 진짜는 의식의 상태를 바꾸는 일이다.
20. 자기 이해
<그대가 남들한테서 보는 그것이 곧 그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다. 그대의 판단은
기실 그대 자신에게서 억제되고 거부된 그것의 그림자이다>
두 승려가 강을 건너고 있었다. 웬 젊고 아리따운 하봉암동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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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망연히
서 있는 거였다. 그녀는, 강을 건너야 하는데 무서워서 그런다 하였다.
그래서 한 승려가 그녀를 안고 강을 건너갔다. 그걸 보고 다른 승려는 격노했다.
아무 말도 안 했지만 속으론 분노의 불길이 세차게 일었다. 금기가 아니던가!
승려라면 감히 여자에게 손대선 아니 되는데, 그건 고사하고 가슴에 안고 가다니.
강을 건너 얼마나 갔을까. 절에 도착하여 문 안으로 들어서자 노한 승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이봐, 아까 그 일을 스승님께 고해야겠어. 그건 금기란 말야! 고해야겠어>
말을 듣고 첫 번째 승려가 말했다.
<무슨 얘긴가? 뭐가 금기란 말인가?>
두 번째 승려가 말했다.
<어허, 자네 잊었나? 젊고 예쁜 여자를 안고 강을 건너지 않았어!>
첫 번째 승려가 웃으며 말했다.
<아항, 그랬지. 근데 강을 건넌 다음 그녀를 내려놓지 않았나. 여기서 십리는 될 걸
아마. 자넨 여기까지 그녀를 안고 왔군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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