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물론 지켜보지는 않았지만 그쪽으로 자연스레 시선을 주며 폴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보았다. 폴이 포크를 집어들고 먹기 시작했다. 그는 낑낑거리며 으깬
감자를 달라고 했다. 정말 놀랄 일이었다. 여러분은 누군가가 낑낑거리며 으깬
감자가 담긴 접시를 달라고 할 때 놀라지 않겠는가?
폴은 우리한테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다. 그는 '문제 덩어리'가
아니라 많은 고통을 당한 사람, 많은 상처를 받은 아이였다. 그 아이는 삶의 평화와
위안을 찾고 있었다. 폴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소위 '이상한 짓'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간단히
'미쳤다'는 딱지를 그에게 붙였던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설 자리를
찾기 위해 앴는 폴의 노력과 그의 인간성과 유를 보도록 해야지 단순히 그의 행동을
보고 '미쳤다'라는 딱지를 붙여서는 안 된다.
폴은 정말 아름다운 사람이었다. 그가 우리 주거 프로그램에 오자 곧 다른
환자들처럼 낮 치료 프로그램에 나가기 시작했다. 며칠이 지난 후 낮 프로그램 진행
담당자가 불만을 터뜨렸다.
<폴이 사람들을 때립니다. 그애는 낮 치료를 받을 수 없을 것 같군요>
<맙소사, 우습군요. 나는 이곳에 사는 사람 중에 그애한테 맞았다는 얘길 들은
적이 없는데>
<어쨌든 그앤 사람들을 툭툭 칩니다> 하고 그가 덧붙였다.
무슨 얘긴지 알 것 같았다. 그날 밤 도창동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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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폴을 만났다. <이것봐, 폴, 내가 낮 치료
프로그램 선생님하고 얘기를 했는데 그 사람들은 네가 사람들을 때린다고 언짢아
하더구나. 그렇지만 내가 생각할 때는 그이들이 너를 몰라서 그런 말을 하는 것
같아. 나는 알아. 너는 그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때리는 것이
아니구. 그렇지? 너는 사람들하고 이야기하고 싶은거야>
폴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바로 그렇다는 것을 그의 표정에서 읽을 수 있었다.
<낮 반에 있는 사람들은 바본가 보구나. 네가 인사하려고 그런다는 것을 모르니
말야. 그러니까 사람들을 대하는 네 방법을 바꾸면 어떻겠니? 네 방법대로만 하면
그이들이 좀 신경질적이 되니까 말야. 그들도 이해할 거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사람들을 건드리는 것은 그만두는 게 좋을 것 같다>
폴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다음부터 그애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을 건드리지는 않았다. 사실 그 아이는 사람들을 절대로 진짜
'때린' 적은 없었다. 폴은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 없었다. 그
아이는 사람 곁에 다가가 갑자기 탁 칠 뿐이었는데 그들은 그것을 가지고
'때렸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저 친하고 싶다는 그의 몸짓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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