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다람쥐털 코트를 입은 사람은 동정하는 눈초리로 그녀를 보고는
자리를 떠 버렸다. 이제 어머니는 야윈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주 작
은 소리가 들려도 어머니는 깜짝깜짝 놀랐다. 아무 소리도 없으면 더욱 불
길한 것처럼 느껴졌다. 몇 시간 동안이나 계단을 내려오는 발자국 소리를
들으려고 문 앞에 서 있었다. 혹은 뜰에 누가 서성대나 보려고 창턱에 웅
크리고 앉아 있었다.
한번은, 군인을 보자, 그녀는 두려움으로 몸이 뻣뻣이 굳은 채 방안을
허둥지둥 돌아다녔다. 그는 그들의 아파트로 오지 않고 옆집으로 갔다. 사
샤에 대해 체크하러 온 게 분명했다. 사샤를 나쁘게 말할 만한 것은 없었
지만, 사람들은 누구로부터 관심을 끌 만하다고 생각되면, 아무거나 손쉽
게 지어내는 법이다.
모든 사람이 사샤의 처지를 알고 있었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그 아파트
거주자 전체가 사샤에 관해 질문을 받거나 방문을 받았을 것이다. 그녀는
아파트 정원에 있는 벤치에 앉아,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걸어가고, 그녀를
쳐다보고, 그녀에게 인사하는가를 마음속으로 재 보았다.
관리사무실로부터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사샤에게 그곳에 와 달라는 얘
기였다. 그녀는 언제나 그들을 무서워했지만 산곡동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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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혼자 갔다. 그들은
사샤가 근무했던 공장에서 만들어 준 추천서에 대해 좀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어했다. 하지만 그건 핑계거리에 불과했다. 그녀는 관리사무실의
지배인을 20년 동안이나 알아왔다. 빅토르 이바노치 노소프는 이곳에서 <
작은 비트카>로 통했다. 그녀는 그의 어머니를 살아 있을 때 알았다. 그도
그녀를 잘 알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사샤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거
들떠보지도 않고, 학생인 사샤가 왜 하역인부로 일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
도 묻지 않았다. 물론 그는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는 쌀쌀맞게
잘 가라는 인사를 했다. 신분증을 담당하는 여자는 인사조차 하지 않고 무
척 바쁜 척했다.
언젠가는 누가 전화를 해서 세르게이 세르게예비치를 찾았다. 여기에는
그런 사람이 안 산다고 말하니까 5분 후에 다른 목소리가 다시 세르게이
세르게예비치를 찾았다. 그리고는 또 한 번 전화를 걸어 왔지만 이번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수화기를 통해 들리는 건 숨소리뿐이었다. 거의
전화가 오지 않는 이웃집 갈랴에게도 몇 번이나 전화가 왔다. 갈랴는 애매
모호하고 두루뭉실하게 얘기했다. 그녀는 전화를 끊고 나서 피하는 눈길로
서둘러 자기 방으로 향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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