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랍도록 아름다운 여인이 식당 안으로 걸어 들어왔다. 약 서른 살쯤 된
그녀는 당당했고 뚜렷한 윤곽과 크고 고집스러워 보이는 입을 가진 대단한
미인이었다. 그녀는 차가운 시선으로 실내를 둘러보다가 보리스가 정중하
게 인사를 하자 그를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서 그녀는
구석에서 접시에 코를 박고 있는 이고르를 발견했다.
저렇게 시시한 남자가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여자를 사귀었지! 보리
스가 알 수 없다는 듯 젖어 중얼거렸다.
저 여자는 누구지?
레닌그라드에서 유배당한 남편을 찾으러 온 여잔데 저 허수아비에게 빠
져버렸어. 그들은 매일 여기서 만나. 그가 그녀에게 시를 읽어주면 그녀는
마치 그가 도리안 그래이인 것처럼 그를 응시하지.
그 여자가 이고르에게 무엇인가 얘기하자. 그는 식탁에 떨어진 빵 부스
러기를 주워 모아 입에 넣으면서 킬킬거렸다. 초라하고 소심해 보이는 그
작은 남자는 매력이라곤 전혀 없었다. 여자가 일어나 배식창구로 가니 아
직도 뾰루퉁한 요리사가 그녀에게 보르시치 한 그릇을 주었다. 이고르는
일어나서 도와줄 듯 움직였으나 그냥 자리에 남아 있었다. 여자가 빵과 숟
가락을 가지러 갔을 때도 그는 또다시 하사창동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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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따라갈 듯 움직였으나 도로
앉았다.
이제는 그녀가 먹고 그는 얘기했는데, 그의 얼굴은 젊어 보이는 것 같기
도 하고 늙어 보이기도 했다. 그녀는 귀 기울여 들으며 가끔 고개를 끄덕
이기고 했다.
자기 몫의 반을 이고르의 그릇에 쏟아 준 그녀는 다시 음식을 가지러 갔
다.
저런 돼지 같으니! 보리스가 흥분했다. 그는 하루종일이라도 처먹어
될 거야. 아무 여자한테나 구걸한다고. 최악의 조건하에서도 인간은 인간
으로 남아 있어야 해. 저 파리의 신사가 타락한 것 좀 봐. 그가 단순하다
고는 생각지 말게, 조금도! 그는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그는 식충이야.
그는 자신을 용서하지, 그러나 자신을 용서한다는 것이 곧 남을 용서한다
는 건 아냐. 그것은 차디크인 나의 할아버지가 늘 하시던 말씀이지. 이고
르는 소련으로 왔어! 소련을 위해서 뭔가 하려고 말야. 그러나 소련이 자
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그는 일하지 않았어. 그래서
쫓겨난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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