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에
는 그녀가 받아들이지 않았던, 그러나 모든 것이 분명하고 이해가 가능했
던 이전 생활에 많은 원인이 있었다. 지금은 아무 것도 분명한 게 없는 것
이다. 자기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도대체 어느 곳으로 떠내려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코스챠는 그녀보다 열 살이 위였지만, 아무 책도 읽지 않
았는데, 심지어 그 유명한 세 명의 머스킷총병 도 읽지 않았다. 그가 아
는 것은 푸쉬킨의 시에서 그것도 네 줄이 고작이었다. 홀로/계산서에 떠
밀려/무딘 큐를 팔에 끼고/이른 아침에 투볼 당구를 친다 라는 그러나 그
는 명석했다. 그가 푸쉬킨을 인용하는 것은 자기가 푸쉬킨과 가까운 체하
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와 푸쉬킨을 함께 묶어 주는 어떤 것, 그것이 바로
당구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서였다.
그녀는 그를 사랑하는 것일까? 그건 말하기가 어려웠다. 그 일은 얄타의
한 호텔에서 일어났었다. 그녀는 저항하지 않았다. 아마 소녀시절에 친구
들끼리 야기하던 그 어떤 것을 경험해 보고픈 욕구가 발동했을지도 모르
고, 또는 완전한 의미에서의 여자가 되고픈 열망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일이 있고 난 뒤에도 정말 가깝다는 친밀한 느낌은 없었고 여
전히 두 사람간에는 거리가 있는 듯했다. 단지 응봉동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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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차 때문에 그런 걸까?
해변에 갔을 때 그가 그렇게도 아름답게 수영하는 것을 보면서도 그녀는
이따금 편안치 못한 무엇을 느꼈다. 그는 좀 뚱뚱하며 체격이 좋고 어깨가
딱 벌어진 체형이었기에 수영복을 입은 그의 모습은 아주 보기 좋았다. 그
의 짧은 다리와 팔, 등은 털로 덮여 있었다. 아니 몸이 온통 털투성이였
고, 가슴엔 독수리 문신이 새겨져 있었다. 해변에서의 코스챠는 훨씬 나이
들어 보였다. 호텔로 돌아오자 그는 방문을 잠그고 그녀를 감싸안고는 목
과 젖가슴에 키스를 했다. 그러나 그녀는 대낮이라 부끄러웠고, 후에 식당
을 가기 위해 계단을 내려갈 때 사람들이 저 사람들은 지금 금방 그 짓을
했대 하고 말할까 걱정스러웠다. 잠자리에 들 때 그녀는 항상 불을 껐는데
그 앞에 옷을 벗는 것이 부끄러웠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너무 수줍어서 그
에게 애무를 잘할 수도 없었고 안거나 키스도 하지 못했다. 또 한편으로는
그렇게 그를 원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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