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날 사샤는 다시 숲속으로 갔다. 주초크는 정원에도 없었고 거리
에도 없었다. 그 개는 일찍 그와 외출하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에 대개는
그를 기다리면서 펄쩍펄쩍 뛰어다니곤 했었다. 사샤는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나 응답으로 들려오는 어떤 개짖는 소리도 없었다. 아마 안주인이 주
초크를 데리고 농장으로 갔거나, 아니면 그 집주인이 개와 함께 케쥐마에
갔겠지. 사샤는 혼자 가기로 했다. 사냥은 성공적일 수는 없겠으나 그는
좋은 눈을 갖고 있었고 놀란 새들이 어디로 날아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새들이 많이 있는 숲속 개간지로 갔다. 말라버린 노란 낙엽들이 발
밑에서 바스락거렸고 마른 가지들이 삐걱삐걱거렸다. 새 한 마리가 조용히
나무에 내려앉았다. 사샤는 근처에서 다른 새가 날아가는 소리를 들었으
나, 똑똑하게 보이는 나무 위 기러기를 놓칠까봐 주위를 둘러보지 않았다.
그는 새 뒤에서 조심스럽게 엽총을 들어서 목표를 겨누고 총을 쏘았다. 곧
이어 다른 총소리가 나고 총탄이 그의 곁을 가까스로 피해서 날아갔다. 그
는 얼른 나무 뒤로 몸을 숨겼다. 그것은 한강로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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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사냥용 산탄이 아니라 소총탄
이었다. 그가 다른 기러기 소리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사람의 발자국 소
리였던 것이다.
이런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자, 그는 나무에 기대어 숨을 죽인 채 숲 속
에 귀를 기울였다.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사샤는 총알이 날아온 방향으로
총을 쏘고 싶었지만 총알을 한 방만 장전했기 때문에 지금은 빈 총 상태였
다. 그는 통을 땅바닥에 내려놓고 주머니에 있던 6개의 파열탄 중 하나를
장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움직이자 마자 두 번째 총성이 울리고 총
알이 나무를 스쳤다. 그는 재빨리 탄환집을 꽂고 격침을 당겼다. 그리고
조용히 기다렸다. 그는 살랑거리는 소리와 나뭇가지들의 바스락거리는 소
리를 들었고 마침내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그를 쏘았던 사람이 도망치고
있었다. 다시 조용해졌다.
사샤는 여전히 그의 몸을 숨기면서 좀더 오래 기다렸다. 그리고 나서 몸
을 낮게 굽혀서 그 사람이 도망갔던 쪽과 반대 방향으로 갔다. 그는 길로
가지 않고 드러나 있는 나뭇가지들을 밀어젖히면서 나무들 사이를 빠져 나
와 앙가라에 도착했다. 그는 강둑을 따라 내려가지 않고 숲 기슭을 따라
마을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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