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는 원고작성법도 제대로
몰랐다. 더구나 글을 쓴다는 작업이 쓰는 즐거움 못지 않게 거부당하는 상처 또한 큰 일이
라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나는 글에 대한 조급한 열정과 짝사랑만 갖고 안
간힘을 쓰는 풋내기에 불과했다.
"그래? 혹시 내 원고 읽었다니?" "응. 읽었대. 돌아오면 전화하라고 할게." 갑자기 온몸
이 뻣뻣하게 굳어왔다. 응. 읽었대.........., 동생의 그 무심한 말을 되뇌이다가 나는 원고뭉
치를 노려보았다. 성냥을 확 그어서 다 태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러나 그 대신
솔이 납작해지도록 욕실 바닥만 빡빡 문질렀다. 그래, 재미 하나 없는 걸 읽느라 수고했다.
원망할 것도 없이 없어. 그게 어디 올케 잘못이야? 수준도 안 되는 걸 소설이랍시고 보여준
내 잘못이지. 됐어, 됐어. 한번 시도해봤으면 된 거야. 주제에 뭘 더.
이튿날 아침 나는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하고 딸들을 학교에 데려다 준 뒤 하루일과를 점
검해 보았다. 이불도 개야 하고, 산더미같은 빨래도 해야 하고, 쇼핑도 다녀와야 하고, 저녁
식사 준비도 해야 했다. 하지만 모든 게 귀찮았다. 봉봉사탕이나 까먹으면서 몇 시간이고 소
파에 파묻혀 텔레비전이나 보고 싶어졌다. 허무하게 무너지는 야망에 비하면 뭐든 다 괜찮
아 보였다. 오전 내내 어디 가서 봉봉사탕을 살까 오류동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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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리하고 있는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
렸다. 타이밍 한 번 더럽군! 나는 한가하게 외판원을 상대할 기분이 아니었다. 그런데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은 내 교양을 높여주기 위해 백과사전을 들고 달려오는 외판원이
아니었다. 큰 상자 위에 작은 상자를 얹어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은 바로 남동생 부부였다.
"이거 어디에 놓을까?" 당황하고 있는 나에게 동생이 다짜고짜 물었다. "뭐라고?" "누나
컴퓨터, 어디에 놓을까?" 말문이 턱 막히고 말았다. "집사람이랑 생각해 봤는데 누나, 작
가가 되자면 컴퓨터가 필요할 것 같았어. 어제 이 사람이 쇼핑가서 사온 거야." 동생이 어
린시절에나 짓던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형님 소설이 너무 좋아서요." 올케가 말했다.
"이 사람이 누나 재능있대. 난 그걸로 족해. 하지만 본격적으로 시작하려면 컴퓨터가 있어야
지." 도대체 얘들이 어디서 돈을 구했을까. 얼마 전에 시작한 사업은 이제 막 쥐꼬리만한
이윤을 내기 시작한 걸로 아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선물은 무리였다. 그런데 가만, 올케
가 내 소설이 좋다고 했지! 맙소사 내 글이 좋대! "내가 이걸 어떻게 받니?" "당연히 받아
야지. 우린 누나 소설이 언젠가 꼭 발행될 거라고 믿어. 이번 게 아닐 수도 있지. 네 번째
쓴 글이 될 수도 있고...., 어쨌든 반드시 발행될 날이 올거야." 나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
다. "허하하, 네 번째? 네 권이나 쓸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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