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길에 나는 평소보다 천천히 차를 몰았다. 턱이 또 쑤셔
댔다. 샌드위치 하나 베어먹지 못할 정도로 입을 벌리기 힘들어서 치과를 찾았더니 의사는
이렇게 말했다.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생활방식을 바꿔야 돼요." 아이들과 나는 하루가
다르게 썰렁하게 느껴지는 아파트로 돌아왔다. 코트를 벗어 거는데 레이첼이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죠쉬가 엄마한테 할 말 있대." "엄마는 죠쉬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잖니." 레이
첼은 아무 대꾸 없이 나와 죠쉬를 마루로 끌고 갔다. 아들은 곰인형을 끌어안고 바닥에 앉
았다. 또 콧물이 흐르고 있었다. 나는 무릎을 꿇고 앉아 죠쉬의 코를 닦아주었다. 순간 어
린 아들이 초롱초롱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사낭해오 마마." 사랑
해요.
내 아들이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 진지한 레이첼이 죠쉬의 등을 살며시 찔
렀다. 죠쉬는 집중을 하느라 곱고 맨들맨들한 청천동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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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를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 "어......어마 애
뻐." 우리 세 식구는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구명보트 안에 있는 것처럼 서로를 부둥켜안
았다. "사낭해오 마마." 죠쉬는 졸려서 눈이 감길 때까지 쉬지 않고 말했다. 그리고는 내
무릎을 베고 잠들어버렸다. 이튿날 죠쉬는 탁아소에 맡길 수 없을 만큼 많이 아팠다. 돌봐
줄 사람도 없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죠쉬를 안고 출근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해고됐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았다. 어차피 죠쉬를 돌보자면 며칠 집에 있어야 했으니까. 다행히도
그 뒤부터 상황이 조금씩 호전됐다. 나는 그 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라디오 방송국 영업직을
얻었다. 까다로운 고객명단을 받아야 하기는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지만 전처럼 힘들지는 않
았다.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면 이제는 완벽한 발음으로 나를 맞는 죠쉬가 기다리고 있었
으니까. "사랑해요 마마. 엄마 너무 아름다워요." 참으로 간단한 몇 마디였지만 나는 몇
년간을 그 말에 기대어 버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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