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들었다.
'그렇게 딱딱하게 생각할 것 있나. A는 교장을 무시할 생각이 없었어. 녀석은 멋적어서 응
석을 부리고 싶었고, 게다가 완전히 굴복하기는 싫으니까 담을 뛰어넘었을 뿐이야. 내 말을
듣고 다른 아이보다 잡지를 빨리 사고 싶은 것을 단념했으니 내 권위를 인정한 거야. 그러
면 됐지 않을까. 다음에 기회가 생기면 어떤 잡지에 흥미가 있는지나 물어 보자.'
그건 그렇다치고 나는 왜 A에게 이다지도 신경을 쓰는 걸까. 같이 걸렸던 B와 C의 경우
에는 마음에서 홀가분하게 털어버렸는데 말이다.
학생이 교사를 피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번에 이런 일이 있었다. N이 교장실로 성큼성큼 들어왔다. 그는 1학기 때 졸업생들
과 함께 학교 근처 공원에서 불량배들과 대판 싸움을 벌였던 녀석이었다. N은 경찰에서 조
사를 받을 때 자신은 전혀 싸움에 끼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래도 한밤중에 졸업생 몇 명과
어울렸으니 문제가 있는 아이임에는 분명했다. 바로 탑동퀵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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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N이 자신의 의자를 들고, 조금 무례
한 태도로 교장실로 들어선 것이다.
나는 가볍게 인사말을 건넸다.
"너니? 요즘 어때?"
"예? 어떻다뇨? 뭐가요?"
N은 어떻게 보면 지극히 당연한 반문을 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고쳐 물었다.
"공부, 부모님 대하기, 친구관계, 그밖의 여러 가지들 말이다."
N은 싱글벙글 웃으면서 대답했다.
"잘하고 있어요. 열심히 하고 있으니 걱정마세요."
"그래? 참 기쁜 일인걸. 하지만 교장실에 들어올 때는 의자를 복도에 놓고 문앞에서 공손
하게 인사하면서 들어오는게 예의야.'
"예, 죄송합니다. 마침 학생회 모임 때문에 의자를 들고 체육관으로 가는 길이라서..."
지나가는 길에 불쑥 들렀다는 이야기였다. 녀석이 귀엽지 않은가? 그런 N의 행동을 두고
여기저기 어정거려서는 안 된다, 예의를 모른다, 앞으로 버릇없는 행동을 삼가라 하고 꾸짖
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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